엄마랑 살다보니 별거별거 다 하고 삽니다. ^^
그중 청국장 띄우는 법, 청국장 만드는 법 알려드릴께요.
그런데 어느날 보니까 벌써 다 씻어서 끓여서 이불속에서 발효를 시키고 있었서...
과정을 찍은 사진이 없어요. ㅠㅠ
미리 얘기해 달라 했는데도 저한테 말도 없이 열심히 찧고 계셔서 부랴부랴 찍었습니다.
사진 찍는다해도 쿵덕쿵덕 찧고 알뜰주걱으로 석석 끌어모으고...
도움을 안주네요. ㅎㅎ
그래서 엄마에게 어떻게 만들었는지 물어보고 글로 옮겼습니다.
지인이 준 노란콩으로 콩나물 만들어 보겠다고 하루 불렸는데 싹이 안난다 하심.
콩나물 키우려면 싹이 난 콩을 콩나물시루에 넣어야 한다는데...
그래서 비지를 만들까 하다가 접때 그렇게만든 비지 먹고 엄마랑 나랑 오바이트 한 기억이 되살아났다더군요.
그냥 청국장이나 만들자!! 이러면서 만들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즉, 그만큼 쉽다는 얘기입니다.
다른 포스팅들 보니까 지푸라기 꼽고 뭐 그래야 한다는데 요즘 누가 지푸라기를 집에 구비해 놓겠어요?
사진 없는 청국장 띄우는 법, 청국장 만드는 법 ...소개드릴께요.
우선 메주콩(없으면 쥐눈이콩도 괜찮아요)을 하룻밤 정도 불려줍니다.
그리고 좀 넉넉하게 큰 솥이나 냄비등에 넣고 삶아야 합니다.
삶을 때 가능하면 끓어넘치지 않아야하기 때문에 넉넉하게 큰 솥이 좋습니다.
옆에 붙어서서 한번씩 휘휘 저어주고 우리집은 한 2시간 끓이니까 색깔이 갈색이 나오더라구요.
이때쯤이면 거의 물이 졸았을 때라서 밑에 눅지않도록 잘 저어줍니다.
이렇게 삶은 콩에 원래는 지푸라기, 짚을 꼽아 줘야 한다고 합니다.
그러면 그 지푸라기에 붙어 있는 바실러스균이 더 청국장 발효가 잘 되게 한다고 하더라구요.
하지만 우리 엄마는 좀 무대포같은 기질이라 자신만의 길을 가는 사람!!
여태 한번도 지푸라기 꼽아본 적 없답니다.^^
그래도 기계로 하는 것보다 훨씬 더 발효도 잘되어 실이 쭉쭉 늘어나더라구요~
콩을 삶은 냄비를 이불로 두겹, 세겹 싸서 전지장판속에 올려 발효 들어갑니다.
3일정도 그 상태로 쭉 전기장판 위에 올려 놓습니다.
개코라는 저도 냄새를 못 맡을 정도로 크게 냄새가 나진 않더라구요.
3일째 되던 날은 그리 얘기 좀 하고 시작하라 했더니 혼자서 쿵쿵 찧고 있더라구요.
진이 많이 나와서 엄청 쭉쭉 늘어났다던데, 고춧가루를 넣으니 그 실이 잘 안보이더라구요.
다른 집은 소금도 넣고 마늘도 넣고 해서 찧어서 냉동시킨다고 하던데요.
우리집은 그냥 고춧가루만 넣고 만들었습니다.
맛있게 먹는 것도 있겠지만, 건강에 좋으라고 먹는건데 짜서 국물을 못 먹으면 별 효과가 없을 것 같더라구요.
싱겁고 걸쭉하게 해 먹을 생각이에요~
그리고 콩 모양이 남아있어야 더 맛있다며 반정도만 찧고 대강 동글동글 말아서 소분했습니다.
1.5리터 패트병 하나 정도의 콩으로 만든 청국장입니다.
총 6봉지 나왔어요.
언니네 두봉지, 동생네 두봉지씩 나눠서 맛나게 먹을랍니다.
근데 사실은....제가...청국장을 별로 안 좋아라해요...ㅠㅠ
짚따위 없어도 만들수 있는 청국장 띄우는 법, 청국장 만드는 법 이었습니다.
모든 일에는 융통성이 필요하답니다~
이거 하나 하겠다고 지푸라기까지 사기엔 좀 그렇잖아요~~